환율의 변화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원자재가격 변동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무역적자 확대, 경제성장률 둔화 현상이 내년 초에는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과 원화 환율의 변동요인 및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원자재와 물가, 환율은 하방 경직성이 강해서, 안정화 이후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르면 올해 국제 에너지 원자재 가격과 곡물 가격이 작년에 비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요인은 품목별로 다양하지만, 원자재 전반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가격 변화를 주도하는 요인으로는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을 유발하였고, 세계 경제 둔화와 중국의 코로나 봉쇄에 따른 원자재 수요 감소가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탄소중립 정책도 주요국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은 하락하고, 금속과 농산품 가격은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2021년 평균가 기준으로 보면, 지난 12일 현재 원유는 47.6%, 천연가스는 74.1%, 석탄은 207.4%나 상승했다. 밀(18.9%), 옥수수(34.1%) 등은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크게 오른 뒤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돌파하며, 지난 12일 기준 2021년 평균 대비 14.6% 상승한 1,312.4원을 기록했다.
원화환율의 변동요인은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됨에 따라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 국제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원화 가치의 하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무역협회가 원자재가 및 환율 변동의 수출입 영향을 분석한 결과, 원자재 가격과 원 ․ 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하는 경우, 수출(금액기준)은 0.03% 증가에 그치는 반면, 수입은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의 수출증대 효과보다, 수입증대 효과가 더 커 당분간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생산비용’의 경우, 올해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을 고려하면 2021년에 비해 전체 산업 평균이 8.8%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무역협회는 “철광석, 구리 등 금속 가격이 전년도에 비해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상승하며 생산비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라면서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생산비 상승 폭(11.4%)이 서비스업(4.4%) 보다 2배 이상 컸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재가 및 환율 변동이 최종재 생산비용에 반영되기까지는 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 충격의 경제성장률 둔화 영향은 충격 직후가 가장 크며,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약 10개월 이후 대부분 소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는 결론적으로 “올해 3~4월 집중됐던 원자재가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경제성장률 둔화는 향후 대외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내년 초부터 완화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최근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는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강해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율의 변화
최근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상회하면서 석유제품은 물론 여타의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도 따라서 상승하고 있다. 2007년 12월 3.6%였던 소비자물가상승율은 2008년 5월 4.9%로 급격히 상승하였다.
물가가 오르게 되면 같은 돈을 가지고 나가더라도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어 소비자 가계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물가상승의 주된 원인은 국내 경제요인이 아니라 원유, 원자재 등의 국제가격의 급등에 기인하는 것은 기지의 사실이다.
국제 원자재가격의 변화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국제가격의 영향력을 증폭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요인이 있는데, 바로 세계의 기축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자국화폐의 교환비율인 환율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1배럴에 130달러인 원유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어 구매한다.
현재의 원달러 환율인 달러당 1,050원이므로 원유 1배럴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원화 136,500원(130달러×1,050원)을 주어야 한다.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900원이라면 같은 1배럴을 사기위해 원화 136,500원 보다 현저히 적은 117,000원만 주면 된다.
국제원유가가 오르더라도 국내 소비자물가에 주는 부담은 현저히 감소한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으로 오르게 되면 국내 소비자물가에 주는 부담은 오히려 증폭되게 된다.
작년 말까지 910원 대의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050원까지 상승하였다. 앞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제가격이 올라 소비자가계에 부담이 되는데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 소비자가계의 부담은 더 증폭되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는 2006년 이래 지속적인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의 환율의 변화 약세로 유로화, 엔화, 호주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유로화의 경우, 2006년 12월 1유로 당 1.20달러를 주어야 유로를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1.54달러를 주어야 1 유로를 살 수 있다. 그 만큼 유로화의 가치가 증가하여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담이 유로화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이런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원화는 오히려 환율이 감소하기는 커녕 증가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가계부담이 커지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매년 OECD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회원국의 실질화폐가치를 측정하여 발표하는 구매력지수(PPP ; Purchasing Power Parity)는 원달러 환율을 현재의 1,050원이 아닌 749원으로 발표하고 있다.
즉, 미국 1달러는 우리나라 원화 749원과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게 OECD의 주장이다. 시장환율이 우리나라 원화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OECD의 발표대로 환율이 1,050원이 아닌 749원 이라면, 국제 원유가격은 1배럴당 136,500원이 아니라 97,370원으로 29%나 가격이 인하된다.
세계의 기축통화로 사용되는 미국달러화와 우리나라 원화와의 교환비율, 미달러 환율이 국내 소비자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더욱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소규모 개방경제(small and open economy)에서는 환율의 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전반적인 물가정책은 물론 국민의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최근 금리정책의 파급경로가 불확실하고 유가, 곡물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물가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이에 대응하여야 한다.
미달러 환율이 현재처럼 오르게 되면 대부분의 수출기업에게는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수익을 창출하겠지만, 대다수의 가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위주의 환율정책을 다시 한번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bloomberg]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환율은 반년 만에 9.1% 올랐는데, 코로나19 이후 저점 대비 상승률은 2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6월 들어 원달러환율이 1300원을 넘나들면서 외환시장으로부터 출발하는 위기에 대해 정부와 투자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환율 1300원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기록하는 것으로, 불확실성과 위기감이 증폭됐던 코로나19 직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위기감의 근원은 아픈 추억에 있을 것이다. 이미 25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IMF 외환위기는 우리 경제와 사회를 송두리째 변화시킨 사건이었고, 이로 인해 많은 기업과 가계의 운명이 바뀌었다.
국민적 단합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그 경험이 이후 다양한 글로벌 경제 위기 하에서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도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은 경제 주체들을 생각할 때 이러한 위기의 재현을 우려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1300원을 넘나드는 현재의 환율은 위기의 징후일까?
[출처=ipleaders]
• 현재의 원달러환율 상승은 주로 달러화 강세에 의한 것, 국내 경제 위기 해석은 섣부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환율 상승이 지난 10여년의 고점을 상회하는 지점에 이르긴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위기 환율의 변화 징후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환율 상승의 배경이다.
이번 원달러환율 상승은 주로 우리나라 고유의 위험보다는 달러화 강세라는 전세계적인 현상을 반영한 것이고, 이 경우 통화가치 변동은 그 자체로 위기를 의미하진 않는다.
물론 모든 환율의 변동은 양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정책,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다. 온전히 한 나라, 또는 한 통화의 움직임만을 반영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원달러환율 상승에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 사이클의 약화에 취약한 우리 경제 구조,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취약한 우리의 높은 수입의존도, 또한 이를 반영해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 높은 가계부채 비율까지 다양한 환율의 변화 국내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는 현재 주요국 통화에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라는 얘기다.
[자료=Refinitiv, SK증권]
실제로 유로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9% 이상 절하됐고,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 18% 떨어져 원화와 거의 비슷한 폭으로 움직였다.
그런가 하면 엔화는 더 절하됐다. 올해 들어 절하 폭만 17%를 넘어섰고 2019년 말 대비 엔달러환율 상승률은 32%에 환율의 변화 달한다.
우리나라 국채 투자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브라질 헤알화도 2019년말 대비 32% 절하됐음을 감안할 때 원화의 움직임은 오히려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환율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여 준 미국의 압도적 정책 수행 능력, 최근 들어 진행되는 연준의 금리 인상 여력과 의지,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한 신뢰, 고유가가 부각시킨 미국의 에너지 독립 등 달러화 가치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반영된 것이라 판단된다.
게다가 국가의 위기와 연관이 있는 외환보유고나 순대외채무 규모, 특히 단기 외채 비중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최근 외환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4500억달러 내외를 유지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거의 2천억 달러 많은 상황이다. 또한 우리는 이미 4천억 달러 이상의 순대외채권국이고, 총외채 중 단기 외채 비중은 26%대로 안정적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은 결국 자본시장인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도와 달리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하다.
[자료=KRX, 금융감독원]
•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취약한 한국경제를 감안할 때 환율변동에 계속 주목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해야 할 점 역시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환율의 변화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능력 대비 부채를 많이 늘렸던 저개발 국가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의 일부 국가들은 이미 디폴트 상태에 빠졌거나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여기에 높은 유가와 탈세계화에 따른 공급망 변화는 이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같이 가계 부채가 많은 중간적 위치의 국가들에 대한 우려감도 커질 것이다.
우리 정부가 한·미·일 동맹을 중심축에 놓으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생겼다. 반도체 환율의 변화 등 최첨단 산업 부문에서 아직 뒤처져 있는 중국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대만과 달리 그나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대상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강화될 경우 한중 관계의 악화를 배제할 수 없다.
올해 들어 조금 낮아졌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25%를 넘나드는 대중국 수출 비중을 감안할 때 위험 요인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가계 부채가 많고, 글로벌 경기 침체기에 거의 항상 먼저 더 심하게 앓았었다.
[출처=Getty images]
앞서 지적한 것처럼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초래한 1300원의 원달러환율 하에서 수치만으로 위기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여전히 우리 달러 조달 여건은 안정적이고, 외국인 자금의 대량 이탈도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주식시장으로부터의 이탈 역시 국별 포트폴리오 조정이 아닌 자산별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취약해질 때 불거질 수 있는 우리 경제의 약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안도감보다는 경계심을 가져야 할 때로 보인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8.2원 오른 131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10.5원에 개장한 뒤 오전 9시 52분쯤 1311원을 넘어서며 지난 6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11.0원)을 4거래일 만에 다시 썼다.
오후에는 1316.4원까지 치솟으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환율의 변화 4월 30일 기록한 장중 고점(132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발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도시봉쇄 조치로 유로화와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며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천연가스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이 하반기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21일까지 열흘간 유지보수작업을 위해 독일로 향하는 최대 파이프라인 노르드스트림1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간밤 유로화는 전거래일 대비 1.01% 내린 1.0083 유로를 기록했다.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며 1유로 가치가 1달러와 같아지는 '패리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환율의 변화 위한 중국 정부의 도시 재봉쇄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11개 도시에서 오미크론 변이 'Ba.5'가 발견되면서 봉쇄에 들어갔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긴축 부담, 유럽 경기 침체 우려, 일본의 통화완화 지속이 달러를 강세로, 유로를 달러와 등가(parity) 수준까지 끌어내리고 있다"며 "유럽 경기 둔화 및 일본 통화정책 등을 감안하면 당장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 환율의 변화 없는 달러/원 하락 안정은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하반기 달러/원은 1300원을 웃도는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의 변화
잠깐! 현재 Internet Explorer 8이하 버전을 이용중이십니다. 최신 브라우저(Browser) 사용을 권장드립니다!
- 박문수 기자
- 승인 2022.07.15 11:22
- 댓글 0
15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320원 선을 돌파하자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미국의 고강도 긴축정책,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1,300원대가 '뉴노멀'인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선 환율이 단기적으로 달러당 1,370원 선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3분기 중 고점을 확인하면 최근과 같은 고환율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예상도 있다.
◇ 美 고물가에 고강도 긴축 지속 예상…외환시장 후폭풍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개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1,320원을 돌파했고 오전 10시 7분께 1,324.5원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30일(고가 기준 1,325.0원)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경기침체 우려가 달러화 강세에 기본적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넘는 9.1%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상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임박한 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자극해 원화 약세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자금은 6월 들어 18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상태다.
과거엔 한미 금리 역전 시기에도 채권 자금이 유입됐지만, 최근 여건은 이전과 달리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 "단기적으로 1,350∼1,370원까지 상승 가능"
시장 전문가들은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300원 선이 이미 뚫린 상황에서 다음 심리적 저항선인 1,350원 선까지는 환율 상단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1,300원이란 상징적인 '빅피겨'가 뚫린 만큼 그다음 빅 피겨까지 강한 달러화 매도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수출 성장세가 더 악화할 경우 환율이 1,370원 선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과거 저점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1,370원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등을 이유로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달러화 강세 추세가 꺾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 "美 물가 고점 확인되면 환율 내려갈 것" 관측도
일부 전문가는 외환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고평가 구간인 현 수준에서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환율이 환율의 변화 달러당 1,200원대로 다시 내려갈 것이란 시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환율은 오버슈팅(일시적 급등) 구간이라 오래 머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현 수준이 기술적인 고점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가속화되는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의 주요 동인인데 3분기 중 미국 물가상승률의 정점이 확인되면 4분기 이후 환율도 1,300원 아래로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06800] 이사는 전날 낸 환율 보고서에서 "유로화 약세 압력이 당분간 좀 더 지속되고 그에 따라 달러 인덱스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 반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의 빠른 하락세, 국제유가 반락, 중국 경기회복 및 위안화 안정 기대감 등은 원화의 추가 약세가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0 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