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17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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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2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 주관 IPO들도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리인상 시그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전반적인 증시가 위축된 가운데 기업가치가 실질보다 낙관적으로 산정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내 기관 대상 수요예측,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등 IPO일정을 진행한 종목은 총 9개(스펙 제외)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부분의 IPO 흥행이 부진하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의 대표 주관을 맡은 기업들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에만 브이씨(365900), 노을(376930), 유일로보틱스, 대명에너지 등 4개의 IPO 공모를 진행하면서 IPO 강자의 위치를 또 한 번 나타냈다. 그러나 유일로보틱스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거나, 상장 철회를 결정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노을과 브이씨의 경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각각 31.50대 1, 190.59대 1을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 또한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됐다.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각각 14.7대 1, 46.41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명에너지는 상장을 철회했다. 지난달 28일 대명에너지는 기관 수요예측 부진 이후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대명에너지 관계자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대형증권사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의 스톤브릿지벤처스, 하나금융투자의 모아데이터 등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수요예측에서 20.0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고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9,000원)보다 낮은 8,000원으로 결정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22.73대 1로 두자릿수에 그쳤다.

지난달 21~22일에 수요예측을 모아데이터 또한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2만8,000원)보다 낮은 2만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25~28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은 최종 23.4:1로 집계되기도 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가 주관을 맡은 ‘알짜’ 소·부·장 기업들은 얼어붙은 IPO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유안타증권이 상장 주관한 퓨론티어는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535.4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1,400원~1만3,700원)를 초과한 1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서도 2,6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대형증권사 풍원정밀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1,556.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한편 일반공모에서도 2,235.9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주관사들의 공격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이 오히려 흥행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명에너지의 경우 주가산정기준을 오스테드, 이베르돌라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선정했다. 문제는 비교기업들의 경우 신재생 관련 매출이 40% 이상인 데 반해, 대명에너지는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위축으로 공모주에 투자심리가 보수적으로 전환했으나, 공모주 밸류에이션 산정은 여전히 작년과 같은 활황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3월에도 공모주 흥행부진이 이어질 경우 상장 절차를 미루거나 철회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광고비 대폭 줄인 대형 증권사…고민 깊은 중소형사들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올 들어 대형사 광고비 줄이는 추세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당분간 보수적 기조 유지 마케팅 유무에 영향력 큰 중소형사, 광고비 확대·유지

여기는 칸라이언즈

시장경제 포럼

올 들어 증시가 급격히 위축되며 거래대금이 감소하자 그간 개미투심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광고비를 집행했던 대형 증권사들이 허리띠를 부쩍 졸라매는 추세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쉽게 광고비부터 줄이고 있지만 마케팅 유무에 따라 고객 유입 영향을 크게 받는 중소형사들은 광고비를 확대하거나 유지하는 모습이다.

광고비 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지난해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 TV광고로 수십억대 광고비를 집행했던 키움증권이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광고비는 77억694만원으로 전년보다 7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중개형 ISA계좌, 다이렉트 IRP 출시 등으로 공격적인 홍보에서 나섰던 삼성증권은 지난해 대비 66.9% 줄어든 17억원가량 광고비를 썼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전년 대비 각각 20.9%, 53.5% 허리띠를 졸라맸다.

예외적으로 광고비를 확대한 곳도 있다. 그간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일부 증권사의 경우 회사 정책에 맞춰 늘린 경우로, 메리츠증권이 대표적이다. 메리츠증권은 디지털 마케팅 전담부서 설립 및 유튜브 채널 등에 따라 광고비를 늘렸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도 전년 대비 광고비 집행 규모가 늘었지만 이는 지주 분담금 확대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 속에 개인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을 펼쳤던 대형사들은 올 들어 전반적으로 광고비를 줄이는 모습이다. 긴축 정책이 가시화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거래대금은 급감하는 추세에 발맞춘 행보다.

증시 약세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대형사들은 보수적인 광고비 집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거래량 상황 등 증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2분기는 물론 올해엔 감축한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지난 2년간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고비를 아무리 줄었어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때 평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 "장 상황에 맞게 현업에서 필요한 이벤트 마케팅 등은 이어가겠지만 지금은 최소한만 유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형사의 사정은 이렇지만 중소형사들은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쉽사리 광고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마케팅 활동 유무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 중소형사 특성상 그동안 유지했던 광고비를 줄이기란 쉽지 않아서다.

신생 핀테크증권사로서 기성 증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쓸 수밖에 없는 토스증권은 지난해 대비 무려 2585.9% 증가한 14억원가량을 광고비로 집행했다.

MZ세대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왔던 유진투자증권도 지난해 대비 38.5% 늘어난 26억원을 올 1분기 광고비로 썼다.

다른 중소형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대비 5.8% 늘어난 22억원을, 교보증권은 131.6% 늘어난 4억원을, 현대차증권은 87.1% 늘어난 6억원, SK증권은 27.2% 늘어난 5억원을 광고비로 집행했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절대 액수면에선 대형사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기존과 비교할 때 대형증권사 회사 입장에선 크게 늘린 게 사실"이라면서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중소형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지닌 한계를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으로 그나마 방어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없으면 바로 체감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투자 지형이 변하면서 과거 코로나 이전보다 증권사들의 광고집행비 규모가 커졌다"면서 "당장 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비용을 있는 대로 줄여버리면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을 때 더 많은 대형증권사 비용을 써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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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낄 자리 없다…올해 IPO, 대형 증권사 7곳이 독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50개에 가까운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나선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이 낄 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IPO를 대형 증권사들이 독식하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IPO를 한 기업은 총 46개(기업 인수·합병 목적의 스팩 제외)로 13개 증권사(해외 제외)가 단독 대표 주관사 또는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이 중 자기자본 4조원(3월 기준) 이상의 대형 증권사가 대표 주관사를 맡은 기업은 34개로 전체 73.9%에 달했다.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할 수 있는 7개사가 해당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 37개 가운데 7개 증권사가 사실상 IPO 시장을 독식한 셈이다.

(5곳), 하나금융투자(4곳), 신한투자금융(3곳), KB증권(2곳) 순이었다.

자본금 1조 이상 4조 미만의 증권사 중에는

과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1곳이었다.

1조원 이하 증권사 중에서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곳은 IBK투자증권(1곳)과 DB투자금융(1곳) 두 곳뿐이었다.

증권사들은 IPO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 및 상장을 지원하고 일정 비율의 제반 비용으로 이익을 얻는다. 대개 각각 인수하는 금액의 약 0.8%를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소형사가 대형 증권사보다 우위를 점하기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주요 기업 대표 주관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이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2일부터 공모주 청약을 시작하는 크래프톤의 공모에는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모두 대형증권사 6개 증권사가 참여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없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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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말해주는 것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마감일이었던 지난 달 27일 오전, 투자은행(IB)과 기관투자자들 사이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크래프톤의 기관 청약이 펑크났다",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범위 밑으로 떨어지게 됐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았고, 청약 참여를 준비하던 기관들은 "사실이냐"는 문의가 속출했다. 기관 청약 열기는 급격히 식었다. 안그래도 막대한 공모 규모 때문에 높은 경쟁률을 바라기 힘든 상황에서 청약이 주춤하자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기관 영업 담당자들에겐 긴급 '대형증권사 미션'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기관에 최대한 많은 주문을 받아내라는 것이다. 이날 오후 주관사단은 국내 기관들에게 전화를 돌려 신청 수량을 늘리고 공모가를 높게 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인수 여력을 초과하는 물량을 떠안을 수 없었던 기관들은 쉽사리 동참하지 못했다. 올해 공모기업 중 가장 낮은 243 대 1의 경쟁률을 받아든 배경이다.헤프닝 끝에 크래프톤은 희망 공모가 최상단에 공모가를 결정지으며 숨을 돌리게 됐다. 사실 크래프톤은 해외 로드쇼에 나설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공모주 시장의 '1군'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참여를 결정했다. 하지만 국내 기관 청약에서 예상치 못한 경쟁률 저하로 하마터면 흥행 실패를 겪을 뻔 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의 특이한 수요예측 방식에서 비롯됐다. 수요예측이란 말 그대로 공모주를 사고 싶어하는 기관들의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는 절차다. 기관들이 희망공모가격 범위 내에서 원하는 가격과 수량의 적어내면 이를 기반으로 공모가를 결정하고 주식을 배분한다. 해외에서는 이를 '북빌딩(book building)'이라고 한다. 장부를 차곡 차곡 쌓는다는 뜻이다.해외에서는 기관 투자가들을 돌면서 기업설명회를 하는 '로드쇼'를 한 뒤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그만큼 해당 기업의 현주소와 성장성을 꼼꼼히 챙겨볼 수 있다. 그렇게 자신들이 평가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가격을 제시하고 원하는 수량만큼 주식을 받아간다. 기관에게 배정된 물량이 다 소진되면 비로소 수요예측이 마감된다. 경쟁률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기관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상장이 무산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단 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가격 결정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회사가 희망공모가격을 제시한다. 그러면 기관은 그 범위 내에서 가격을 써낸다. 공모주 열풍으로 최근들어 희망가격보다 가격이 상향 조정되는 사례가 많지만, 예전에는 처음 제시한 가격 범위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한마디로 '요식행위'인 셈이다.이런 방식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면 장점이 있다. 일단 빠른 시간 내 공모 절차를 마칠 수 있다. 회사가 원하는 가격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가격범위를 제한해두기 때문에 회사와 투자자는 공모가가 널뛰기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적지 않다. 이틀 동안 약 2000개의 기관들로부터 한꺼번에 주문이 몰리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진다. 경쟁률이 1000 대 1이라면 1000주를 신청해야 1주를 받는다. 이 때문에 기관들은 자금 여력 이상으로 주문을 넣는다. 공모주를 많이 받기 위해선 공모가도 높게 써내야 한다. 너도나도 이렇게 하다보면 '오버베팅'이 관례처럼 굳어지게 된다. 단기간에 진행하다보니 냉정하게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보다는 수급을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하반기 최대 공모주라는 크래프톤이 시장 분위기에 휘청인 이유다. 단순 숫자만 놓고 보면 크래프톤의 수요예측은 흥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단순 경쟁률로 비교했을 때 올 상반기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유산균 제조업체 HPO(252 대 1)보다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상장한 SD바이오센서(1144 대 1)를 비롯해 카카오뱅크(1733 대 1), HK이노엔(1871 대 1) 등 대어들은 모두 1000 대 1을 훌쩍 넘겼다. 기관들이 카카오뱅크에 써낸 주문금액인 2585조원을 써냈다면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090 대 1에 달했을 것이다. 실제 크래프톤의 주문금액은 576조원 어치로 카카오뱅크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후 맥락과 기관들의 신청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신청수량의 81.7%가 공모가 상단인 49만8000원 이상을 써냈다는 점에서다. 상단을 넘어선 가격을 제시한 비중도 24.2%에 달했다. 최하단인 40만원을 제시한 주문량은 전체의 4.2%에 불과했다. 공모가 상단에 주식을 받아갈 기관들이 원하는 수량만큼만 신청한 것이다. 이는 '뻥튀기'가 아닌 실수요자들로만 구성된 숫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데로 해외 기관 로드쇼를 진행할 당시 반응도 뜨거웠다. 처음에 제시했던 공모가격인 55만7000원보다 높은 가격을 부른 기관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이 공모가에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게 된 이유다. 해외 큰 손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는데, 굳이 가격을 낮출 필요는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일관된 입장이었다.크래프톤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 상장했더라면 공모가도, 수요예측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이제와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기업일지라도 한국의 자본시장은 글로벌 수준에 올라서지 못했다. 크래프톤에게 남은 숙제는 국내 기관들이 틀렸다는 것을 주가로 증명하는 것 뿐이다. 전예진 기자 [email protected]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말해주는 것

美, 中기업 상장 심사 강화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려는 중국 기업에 지배구조와 중국 정부의 사업 간섭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중국 기업의 IPO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SEC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자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제재하는) 최근 중국의 상황과 중국에 기반을 둔 가변이익실체의 위험성을 우려한다”며 “직원들에게 중국 기업에 이와 관련한 공시 자료를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중국 정부는 외국인의 중국 기업 보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 징둥닷컴 디디추싱 등 주요 중국 기업은 미국 증시에 상장할 때 우회 수단으로 ‘가변이익실체 구조’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차량호출 기업 디디추싱은 베이징 샤오쥐커지라는 지주회사가 중국과 해외에 여러 개로 쪼개져 있는 사업 회사들을 보유한 지주회사 체제다. 샤오쥐커지는 가변이익실체인 베이징디디의 지배를 받는다. 베이징디디와 샤오쥐커지 사이에 지분 관계는 없다. 계약에 의해 지배관계를 형성할 뿐이다.지난 6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글로벌은 케이맨군도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다. 디디글로벌은 홍콩에 있는 또 다른 홍콩샤오쥐커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홍콩샤오쥐커지는 중국 본토에 있는 가변이익실체 베이징디디 지분을 100% 보유한다. 디디글로벌과 홍콩샤오쥐커지, 베이징디디는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미 증시 상장을 위해 복잡한 구조를 만든 것이다.이런 가변이익실체 구조는 중국 정부가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인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위험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겐슬러 위원장은 “일반투자자는 중국에서 운영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명의만 있는 페이퍼컴퍼니의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을 알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이유로 SEC가 중국 회사의 IPO 등록 절차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박상용 기자 [email protected]

크래프톤 이어 원티드랩·한컴라이프케어…'IPO 슈퍼위크'

이번주는 ‘대어’급 공모주인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한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원티드랩 엠로 플래티어 한컴라이프케어 등도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크래프톤은 2~3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달 27일 마감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 대 1이었다. 약 567조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참여 기관의 81.7%가 희망 공모가격(40만~49만8000원) 이상으로 주문을 넣은 것을 반영해 공모가격을 희망 범위 최상단인 49만8000원으로 결정했다.크래프톤의 공모 규모는 4조3098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에선 삼성생명(4조8881억원) 다음으로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배틀 그라운드’를 만든 게임 기업인 대형증권사 데다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 공모주란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이번 청약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세 개 증권사를 통해 진행된다.채용 플랫폼 기업인 원티드랩은 크래프톤과 똑같은 기간에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달 26~27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선 150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공모가는 희망 범위 최상단인 3만5000원으로 결정됐다.이들에 이어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전문 기업 엠로와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가 4~5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에 나선다. 엠로는 3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플래티어는 2일 수요예측을 마치는 대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일반청약 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다. 희망 공모가격은 엠로가 2만100~2만2600원, 대형증권사 플래티어가 8500~1만원이다.한컴라이프케어는 이번주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3일 공모가격을 확정하고 5~6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희망 공모가격(1만700~1만3700원) 기준으로 한 공모 규모는 888억~1137억원이다.김진성 기자 [email protected]

[이코노믹리뷰=이성희 기자] 대형증권사 올해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영업환경을 자본 확충으로 대응한다. 현재 자기자본 규모(연결기준)가 1조원이 넘는 증권사만 1년새 3곳이 늘어났으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도 8곳에서 9곳으로 증가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형증권사 국내 증권사 중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1조원을 넘는 곳은 총 19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16곳에서 1년 만에 3곳이 늘어났다.

2019년말 자본 1조원이 넘었던 곳은 13곳에 그쳤지만 2년 만에 총 6곳이 1조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2020년에는 교보증권(030610)과 현대차증권(001500),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에는 DB금융투자(016160)와 IBK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이 자본 1조원 대열에 합류했다.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자본 규모 상위권 증권사들의 덩치는 더욱 커졌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이 1년새 1조2,637억원(13.5%) 증가하며 업계 유일 자기자본 10조원을 넘어섰고, 2~3위인 한국투자증권(7조1,510억원)과 NH투자증권(005940)(6조8,233억원)도 각각 1조3,373억원(23.0%), 1조204억원(17.6%) 증가하며 톱3를 고수했다.

이어 삼성증권(016360)(6조809억원), KB증권(5조4,356억원), 메리츠증권(008560)(5조3,344억원), 하나금융투자(5조2,910억원), 신한금융투자(5조255억원) 등도 전년 4조원대에서 1년 만에 5조원선을 뛰어 넘었다. 특히 키움증권(039490)이 2조8,849억원에서 4조3,019억원으로 1조4,170억원(49.1%)이나 증가해 단숨에 대형증권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로써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는 기존 8곳에서 키움증권까지 9곳으로 늘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1조클럽에 2년새 6곳이 신규 진입하다보니 자본 순위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2020년말 1조2,52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8,702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자본 순위도 기존 14위에서 11위로 3계단 끌어올렸다. 새롭게 1조원클럽에 들어온 IBK투자증권(1조343억원)과 BNK투자증권(1조155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1위, 2위씩 상승한 18위,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들은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 사업을 강화하고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IB와 WM 등에서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업황과 무관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실제 올해 주식시장은 유동성 공급이 과거에 못미치는 환경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증권사 리서치는 이미 1분기에 커버리지 상장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10% 이상 하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커버리지 5사(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9,993억원으로 컨센서스(1조1,200억원)을 11% 하회할 전망"이라며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올해 1분기는 금리 및 지수 변동성까지 확대돼 트레이딩 수익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IB 부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2021년 상당히 선전했던 IB 수익은 1분기에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ECM 수익은 감소할 것이나 국내 PF 거래가 꾸준히 있어 부동산 관련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최근 몇년간 꾸준히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투자여력이 충분한 상태"라며 "특히 대형증권사들의 자본 규모는 역대 대형증권사 최고 수준으로 증자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웠고, 초대형 IB에 지정된 이후에는 확충한 자본을 활용해 펀더멘털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또 "중소형사들은 차별적 시장 지위 및 사업기회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1조원대로 끌어올렸다"며 "이는 국내외 투자 확대와 조달여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며, 신용등급 차별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숨쉬는 Data 살아있는 Fact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대형증권사 상위 10개사의 급여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인센티브(성과급) 비중이 높은 리테일, 자산관리(WM) 부문에서의 성과가 부진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증권업 성장둔화가 체감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상위 10개사의 올 1분기 임직원 급여는 총 97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955억원보다 7.62%(1243억원)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별로 올 1분기 급여 수준을 살펴보면 △메리츠증권(1641억원) △한국투자증권(1516억원) △미래에셋증권(1209억원) △하나금융투자(1007억원) △KB증권(1007억원) △신한금융투자(998억원) △NH투자증권(940억원) △삼성증권(846억원) △키움증권(276억원) △대신증권(235억원) 순이다.

일부 증권사에서 지난해 연말 성과급을 올 1분기에 지급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대형증권사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직원 평가등급에 따라 월 기본급 대비 2000~4000% 수준의 성과급을 차등지급했다. 메리츠증권도 월 기본급의 2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증권사 10곳 중 7곳의 급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급여 감소폭이 큰 순서대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34.54%/638억원) △NH투자증권(-33.61%/476억원) △삼성증권(-31.15%/383억원) △대신증권(-27.85%/91억원) △KB증권(-21.57%/277억원) △신한금융투자(-4.87%/51억원) △한국투자증권(-4.46%/71억원) 등이다.

급여 감소폭이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 1분기 WM부문 영업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20.1%(975억원) 줄어든 3879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리테일, WM 부문에서의 부진이 급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전년대비 급여 규모가 38.96%(460억원) 늘어나 급여 증가폭이 가장 컸다.

메리츠증권은 올 1분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한 증권사다.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32.47%(924억원) 늘어난 3770억원, 당기순이익 규모는 같은 기간 33.4%(707억원) 증가한 2824억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적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성과주의 경영방침에 따른 보상체계가 급여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하나금융투자도 같은 기간 32.81%(258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키움증권은 10.10%(25억원) 늘어났다.

키움증권의 경우 사업구조에서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타사 대비 높은 편이지만 영업수익이 늘어나는 등 성과를 보였다. 키움증권 리테일총괄본부 영업수익은 5680억원으로 전년동기(4088억원) 대비 38.9%(1592억원)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았던 지난해까지 억대 연봉자가 다수 배출되는 등 증권사 급여는 업종특성상 성과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증권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증권사들의 급여 규모는 한 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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